208255143g.jpg의 배경 

1981년 처음으로 출간된 존 F. 캐버너의 「소비사회를 사는 그리스도인」은 자신의 삶의 방식에 대한 최고의 확신과 자부심을 즐길 즈음 미국이라는 놀이터에 들려온 예언자적 굉음이었다. 이 책은 미국 사회가 소비주의, 곧 물신숭배주의라는 우상숭배에 빠져 있다는 무서운 경고였다. 예수회 사제로서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학교의 교수인 저자는 조국의 영적 일탈과 배교, 타락, 그리고 국운쇠락을 목격하면서 애통해하던 주전 7세기의 예언자 예레미야처럼 탄식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제목처럼 인간의 몸과 영혼까지 상품으로 간주하고 사고파는 최악의 소비 사회인 미국 사회에서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거룩한 저항, 자발적 소외와 고립,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공의 실천에 바탕을 둔 문화 변혁적 삶과 문화 창조에 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주제와 어조가 다소 무겁고 과장스러운 면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참 감동적이고 설득력이 있다. 자비와 정의 대신에 즉물주의(Neue Sachlichkeit)적 욕망충족과 자기중심적인 힘 사용에 익숙해져 가는 미국 사회에 대한 영적 진단과 징후 분석에 예리한 통찰력이 빛난다. 한 가지 작은 우려는 미국적 맥락에서 동원된 많은 사례와 일화가 과연 한국 독자들에게 선뜻 다가오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그렇지만 세계적으로 미국적 생활 방식을 선망하는 이들이 많고, 미국을 한국이 장차 닮아 가야 할 선진 기독교 국가라고 여기는 한국 그리스도인들이 적지 않기에, 이 책이 펼치는 미국 사회에 대한 예언자적 분석은 곧장 성서한국의 꿈을 품고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방적이고 경고적인 메시지가 될 것이다. 

책의 중심 논지 

이 책은 모두 2부 열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상품 형식”(The Commodity Form)이라는 표제를 갖고 있는 1부는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상품 형식은 물건을 소비하고 소유하는 데서 유사(類似)구원감을 맛보는 소비주의 우상숭배 사회로 미국 사회를 규정하고 분석한다. 이 책에서 캐버너는 ‘상품 형식’이라는 개념을 통해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사물, 즉 상품으로 인식하고, 상품 ‘형식’이나 이미지 아래에서 살아가는 미국인들을 강하게 비판한다. 1부의 목적은 고도의 소비주의 사회로 전락한 미국의 사회적, 정치적, 경제적 악의 핵심에 자리한 영적 위기를 드러내는 데 있다. 미국의 물신숭배주의적인 삶을 신학적으로 분석한 글이기에 딱딱하게 읽힐 때도 있지만 캐버너는 많은 사례와 일화를 제시함으로써 독자가 자신의 중심 논지에 어렵지 않게 수긍할 수 있게 만든다. 캐버너가 자본주의에 대해 비판하는 것은, 유토피아를 찾거나 다른 문화나 국가에 존재하는 어떤 완벽한 삶의 본보기를 발견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경제적인 우상숭배와 거기에 종속된 미국인들의 노예 상태에 대해 도전하고, 상품 형식의 복음에 대안적인 ‘삶의 방식’으로 맞서야 한다는 사실을 설득하기 위해서다. 캐버너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소비 사회의 프로그램화에 저항하라는 부르심을 입었을 뿐만 아니라 그리스도를 따르는 삶을 살라는 부르심을 입었음을 역설한다. 그리스도는 우리로 하여금 우리가 손으로 만든 우상에 의해 규정되는 쓰고 버려도 되는 물건이 아니라 하나님의 삶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을 주시는 삼위일체 하나님의 형상에 따라 창조된, 대체할 수 없는 인격체임을 깨닫게 해주시기 때문이다. 그것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실현된 인격적인 형식의 복음이다. 

“인격 형식”(The Personal Form)이라는 표제를 갖고 있는 2부는 일곱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물신우상숭배로 전락해 가는 미국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성서적, 신학적 토대를 제공하고 구체적 실천 방향을 제시한다. 캐버너는 그리스도의 인격에 계시된 인식과 기치, 삶에 관한 ‘인격 형식’을 소개한다. 그 목적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다는 것이 사회적, 정치적으로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보여 주고, 성례전과 기도, 헌신, 가족, 공동체를 통해 ‘그리스도인-활동가’의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하는 데 있다. 캐버너는 결국 그리스도의 길이 미국인을 물신숭배적 우상숭배의 길에서 구원해 줄 자유의 길이며 미국의 주류 소비주의 문화와 충돌하는 길임을 역설한다. 그는 이 책의 목적이 자본주의가 그리스도의 메시지와 본질적으로 상충된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소비주의적이고 물신숭배적인 임계점까지 내달린 자본주의가 왜 기독교 신앙과 체계적으로 대항할 수밖에 없는가를 보여 주는 데 있음을 환기시킨다. 그는 자본주의 외에 다른 신념 체계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본주의는 폭력적인 우상을 만들어 내어 사람들을 모든 전체주의와 마찬가지로 파괴적인 예속과 영적 빈곤으로 몰아넣고 말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 책의 마지막에 있는 더 광범위하고 자세한 문화 변혁적 책읽기를 위한 목록은 참으로 유용한 자료가 아닐 수 없다. 

누가 읽으면 좋을까? 

이 책은 최근 한국 복음주의권에서 일고 있는 사회 선교의 교과서가 될 만한 책이다. 이 책을 시급히 읽어야 할 사람들은 무엇보다 목회자, 평신도 지도자, 그리고 특히 기독교시민단체 운동가들이다. 이 책은 자유주의적 자본주의 사회 자체를 전면 부정하려 하기보다 그것을 기독교적인 영성의 힘으로 재구성하려 한다. 캐버너는 자유주의적 자본주의는 엄청난 양의 자비와 긍휼, 배려와 인도주의적 동정심이 경쟁적이고 소비주의적이며 이기적인 삶의 방식을 적절하게 억제하고 순화할 때만 작동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둘째, 이 책은 청년복음화 운동에 투신한 학원선교단체 간사들과 성서한국, 코스타 대회 등에 참여한 중간 지도자들이 읽어야 한다. 이 책은 청년들을 일깨우는 책이다. 따라서 대학청년부나 복음주의 선교단체에서 이 책과 칼 헨리의 「복음주의자의 불편한 양심」(IVP) 등과 함께 사회 선교라는 강좌를 열어 한 학기 동안 공부한다면, 한국 사회를 복음의 능력으로 재구성하려는 기독청년들의 영적 기백이 한층 강고해질 것이다. 셋째, 이 책은 1965년 이래 급격하게 변혁되고 있는 가톨릭교회의 영적 흐름을 아는 데 도움이 되므로 에큐메니컬 운동의 지도자들이 읽어야 한다. 이 책은 가톨릭영성에 대한 개신교 복음주의자들의 이해를 깊게 할 것이며 결국 신구교회 간의 일치와 평화운동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가정 경제의 소비를 책임지는 기독주부들이 읽어야 한다. 주부는 소비 행위가 돈이라는 신을 경배하는 행위이며, 백화점이 물신을 예배하는 성소라고 주장하는 캐버너의 경고에 가장 무겁게 응답해야 할 사람이다. 주부들은 불량기업, 환경파괴기업을 개과천선시킬 수 있는 소비와 구매의 일선주체들이다. 주부들이 무자비한 소비주의적 삶의 방식을 경계하는 이 예언자적인 음성에 귀 기울인다면, 기독교적 모성애가 풍성해지는 사회가 창조될 것이다.

<김회권 교수의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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